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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괴물인가

Libby 2024. 4. 21. 01:46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이다. 진짜일까? 몸 전체의 이미지가 온통 실 꿔 매진 초록색 피부를 가진 투박한 거인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이제까지 출판된 많은 책과 영화의 타이틀은 언제나 프랭크슈타인였으며 책 커버의 일러스트는 괴물의 모습이니 당연히 프랑캔슈타인은 괴물인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은 완벽하게 틀렸다. 왜냐하면 프랑켄슈타인은 당신이 영화 속에서 본모습의 우락부락한 초록색 괴물이 아니다.

자연 과학을 배우는 스위스 학생인 프랑켄슈타인은 야망과 호기심이 가득 찬 인물로 자신의 욕심으로 실행한 과학적 실험을 통해 겉모습이 엽기적인 괴물을 탄생시킨 인간이다. 즉 그 괴물을 만들어 낸 창조자인 것이다.
야망찬 프랑켄슈타인은 상상하기도 힘든 엄청난 계획을 실행하는데 그것은 바로 죽은 자의 신체를 이용하여 인간을 창조한다는 것이었다. 상상해 보라 썩어가고 있는 인간의 피부를 자르고 붙여 인간의 모습을 한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그가 진짜 괴물이 아닐까.
이런 끔찍한 소설을 쓴 작가는 누가일까? 소설이 출판된 시기인 19세기 중반 빅토리아 시대를 생각하면 당연히 남자가 썼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거기에다가 소설의 내용이 인간의 살을 이어 붙어 만든 괴물 이야기이라 당연히 남자가 쓰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쓴 작가는 메리 쉘리라는 이름의 여작가이며 이 소설을 썼을 때는 겨우 18세였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첫 발행된 책은 이름 없이 출간된다.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는 메리 셜리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바이론 공, 바이론 공의 애인 그리고 바이론의 친구와 함께 스위스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계속되는 비로 우중충하고 지루한 시간이 길어지자 바이론 공의 제안으로 가장 무서운 소설을 쓰는 내기를 하면서 나오게 된 소설이었다. 우울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가게 된다.

메리 셜리는 거기서 쓴 이야기로 첫 소설을 출간되고 유명하게 되면서 두 번째 발행부터는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책이 판매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 3학년의 나이로 이러한 소설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굉장한 감수성과 상당히 성숙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겠다. 사실 메리는 16살 나이에 시인이자 작가인 퍼시 셜리와 사랑에 빠지고 첫딸을 출산하지만 며칠 만에 잃게 된다. 딸을 잃은 고통으로 실의에 빠진 메리는 그 시기에 퍼시 셜리와 같이 위에서 언급된 사람들과 함께 스위스로 여행을 가게 된다. 딸까지 출산한 그녀였지만 퍼시 셀리는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었기 때문에 그 둘의 관계는 아버지에게도 인정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많은 물의를 낳았다. 그 둘은 나중에 결혼하게 된다.


메리 셜리가 프랑켄슈타인 소설 속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창조자가 되고 싶어 했던 프랑캔슈타인의 의도와 책임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나 싶다. 한 과학도가 자신의 욕망과 출세를 위해 괴물을 창조하게 되지만 자신이 창조한 괴물을 결국 경멸하게 되고 부인하면서 그로 인해 죽게 되는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호러이야기이다. 프랑켄슈타인 소설 속에서 이제 누가 진짜 괴물인가 되물어본다.
자신의 욕망과 과욕으로 괴물을 만든 창조자 아니면 자신의 창조자에게서 오로지 인정과 사랑을 받고자 했던 괴물?  
왜 괴물은 프랭캔슈다인이 죽음에 이르자 왜 스스로 죽고자 하였을까? 그건 아마도 자신과 함께 해줄 사람이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죄절감과 외로움이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동료애를 필요로 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남긴 말을 전해주고 싶다.

나는 죽을 것이다. 죽음 후에는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곧 불타오르는 나의 불행은 사라질 것이다. 나는 기꺼이 자랑스럽게 나의 무덤에 흙더미를 쌓을 것이고 고통스러운 화염의 분노에 기뻐할 것이다.  불타오르는 화염 속의 불빛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고 나의 재들은 바람에 의해 바다로 휩쓸려버릴 것이다.’